(1)국가핵심기술 OLED ELA 공정개발 그룹장 PL – 전직금지약정 체결, 전직금지 경쟁사 기재, 전직금지기간 2년
(2)경업금지대가 약 1억1천만원(연봉) 지급 약정 및 위반시 위약벌로 지급금액의 2배 반환 약정, 회사에서 경업금지 대가 지급
(3)회사에서 PL 해임 인사 결정 후 퇴직 의사, 회사에서 PL 퇴사 후 경쟁사 입사 획인 전, 우회 취업 의심 선제적으로 국내 법원에 전직금지가처분 신청
(4)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요지 – 전직금지가처분 및 간접강제 명령
2.판결요지
(1)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전직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 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0. 17. 자 2013마1434 결정 등 참조).
(2)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전직금지의 대상이 되는 경쟁업체를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전직금지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다. ① OLED 등 디스플레이 관련 분야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업체의 범위가 어느 정도 한정되는 점, ② 채권자와 경쟁업체 사이에는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에 있어 상당한 격차가 있는데 그러한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기술의 유출 방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의 개발 속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기는 하나 채무자가 지득한 채권자의 기술과 정보들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용한 정보로서 활용가치가 있고, 그러한 기술이나 정보가 유출될 경우 채권자의 유무형적 손실과 그로 인해 경쟁업체들이 얻는 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서약서에서 정한 전직금지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거나 전직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AM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구동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 제2조 제1호 가목, 제9조 및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별표에서 디스플레이 분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고시되어 있고, 산업기술보호법 제10조 제1항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ㆍ관리하고 있는 대상기관의 장은 국가핵심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핵심기술을 취급하는 전문인력의 이직 관리 및 비밀유지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디스플레이 분야의 국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채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일정 부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효하다고 볼 만한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보인다.
(4)보전의 필요성 – 채무자는 서약서에서 전직을 금지한 채권자의 경쟁회사가 아니므로 이 사건 신청의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채무자가 실제로 E에 취업한 것이 아니라 경쟁회사에 우회취업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전직금지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반드시 채무자가 전직이 금지되는 경쟁업체에 취업한 사실이 명확하게 소명된 경우에만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채무자가 경쟁업체로 취업한 것으로 의심할만한 상당한 사정이 있거나 경쟁업체로의 전직을 계획하거나 의도하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전직금지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
I.회사지원 해외연수 후 의무복무기간 위반 경쟁회사 전직 – 교육비, 연수비 반환 대상BUT 임금, 체재 지원비 반환의무 불인정
반도체회사 연구원이 해외연수약정 및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한 이후 의무복무기간을 규정한 약정 조항을 위반하여 퇴직한 후 동종업체로 이직, 회사가 연구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약정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의 판결입니다.
1.사실관계
원고회사는 연구원 피고에게 해외연수 시 의무근무기간을 지정하였으나, 해외연수 후 근무하다가 의무기간 종료 전에 퇴사하여 경쟁사로 전직하였습니다.
‘해외연수 후 귀국하여 의무복무기간 만료 전에 퇴직할 경우에는 대여금 일체를 퇴직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변상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를 위반할 경우 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포함한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을 약정하였습니다. ‘경업금지의무 위반 시 책임으로 피고 B가 원고회사로부터 수령하는 각종 수당 및 보상금 등을 서약서상의 모든 의무를 준수하는데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것임을 인정’하는 조항.
2.쟁점
원고회사에서 피고에게 연수비, 보안수당, 퇴직생활보조금의 반환청구 시 근로기준법 위반여부, 반환 범위가 문제입니다. 피고는 연수비는 실질적으로 해외연수기간 동안 피고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반환을 약정하는 조항은 임금반환약정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이고, 의무복무기간이 지나치게 장기간이고 성실히 근무한 점에 비추어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판결 요지
가. 연수비 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1)연수비 반환 약정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 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 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 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 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종래부터 대법원 판례로 확립된 법리입니다.
그러나, 직원의 해외파견근무의 실질적 내용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기업체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에는,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 또는 지출한 금품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므로 재직기간 의무근로 위반을 이유로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① 피고는 해외연수를 다녀온 다음 의무복무기간 동안 근무한다는 조건으로 해외연수를 떠났고, ② 연수 받은 곳이 교육·연구기관으로 영리기관이 아닌 점, ③ 해외연수계약서에서 이 사건 연수비를 ‘대여금’이라고 표현하고 연수기간을 ‘교육수혜기간’이라고 표현한 점, ④ 의무복무기간을 해외연수기간을 기준으로 설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해외연수의 실질은 연수 및 교육훈련에 해당하고 그 연수비는 교육비용으로 보아야 하고,피고가 연수기간 동안 노무를 제공하였다거나 그 대가로 연수비를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회사에 대해 연수비를 반환하여야 합니다.
법원은 퇴직생활보조금은 ① 전직금지약정에 따라 경쟁업체에 취직하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보상차원에서 지급된다는 점, ② 퇴직금과는 별개의 항목으로 산정된다는 점, ③ 퇴직 후 재직기간에 따라 1회적으로 지급되므로 재직 중 근로에 대한 대가로 볼 수 없는 점, ④ 보조금 지급 당시 전직금지약정 위반사실을 알았다면 이를 지급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임금으로 볼 수 없어서 약정에 따라 반환하여야 판단하였습니다.
다. 보안수당 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법원은 본 사안에서 보안수당은 매월 일정 금원이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해당 사업부 직원 전부가 일률적으로 지급대상인 점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에 해당하므로 보안수당 반환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보안수당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II.경업금지약정 위반 이직한 경우 손해배상, 위약벌 책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12. 선고 2016가합283 판결
1. 사실관계
화장품회사와 비밀유지, 경업금지 등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법인의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후 경쟁회사로 이직하였습니다. 회사에서 퇴직 임원을 상대로 경업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및 위약벌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2. 계약조항 및 쟁점
제13조(손해배상) 1. 임원은 본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기타 관련 법률에 의한 어떠한 처벌 및 불이익을 감수하며, 본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회사가 입은 일체의 민, 형사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2. 회사가 제5조 내지 제7조를 위반하는 경우 임원은 위 제1항과 별도로 임원이 지급받는(지급받았던) 연봉의 2배를 회사에게 위약벌로 배상한다.
소송 실무상 손해발생 및 그 액수를 입증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연봉의 2배를 위약벌로 배상한다는 계약조항에 따라 청구한 것입니다. 그런데 위약벌 조항은 실무상 자주 그 효력이 문제됩니다.
여기서도 경업금지약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무효, 유효라고 하더라도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워 일부 무효로서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판결요지
법원은 경업금지약정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 등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 위약벌은 과도하게 무겁다는 점에서 위약벌 조항은 피고가 지급받은 연봉의 1.5배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유효하고 나머지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이유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받지 못한 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위약벌 규정 외에도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의무의 강제로 인하여 얻어지는 원고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시사점
위약벌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과 별도로 몰수하기로 한 위약금"입니다.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액을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미리 계약으로 정하여 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구별됩니다.
한편,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항),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법원은 과도하게 무거운 위약금(위약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일부 무효법리를 통해 적절하게 감액하는 방식으로 통제합니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는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으나,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
정리하면,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과 "계약상 채무자가 부담하기로 약정한 위약벌(위약금)"을 비교, 형량하여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판단된다면 법원이 그 위약벌 약정을 일부 무효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III.대학교수 연구년, 안식년, Sabbatical Leave 후 의무복무기간 + 위반 시 연봉반환 규정 –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무효: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1가단5110366 판결
1.사안의 개요
(1)대학의 연구년 규정 "연구기간 종료 후 그 기간의 3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의무적으로 대학의 근무해야 하고, 위반시 연구년 기간 중 지급된 급여를 환수한다."
(2)해당 부교수 1년 연구년, 안식년 후 3년 의무 재직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중 다른 대학으로 이직함
(3)대학에서 교수에 대해 규정 및 약정에 위반으로 연봉 반환청구 소송 제기
2.대학교수의 주장 요지
(1)근로기준법 제20조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맺지 못한다.
(2)대학규정 및 서약서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무효임
3.법원의 판결 요지 – 대학규정 및 서약서는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으로 무효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해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1)당사자(원고) 직원의 주장 요지 - 주된 실질이 교육훈련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해외파견이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교육비는 장기간의 해외근무에 대한 대가이거나 업무수행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여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그 반환의무가 없다. 교육훈련규정의 재직의무기간 조항을 적용하여 원고가 퇴사할 당시 퇴직금에서 이 사건 교육비를 상계하도록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다.
(2)사용자 회사의 주장 요지 - 업무와 직접적 관련 없이 개인 역량 강화 목적으로 교육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다. 따라서 파견 이후 재직의무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퇴직할 경우 교육훈련규정에 따라 파견기간 동안 지급된 교육비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2.법원 판결 요지 – 교육 아닌 파견 근무
(1)사용자 피고는 위 파견기간 중에도 원고에게 과업을 부여하고 지휘ㆍ감독을 계속하였다. 피고는 해외기관 인재교류 대상자 관리를 위해 정기보고, 수시보고를 실시하고, 파견기관에서의 업무실적, 협업노력도, 사업·업무기여도, 자기계발 노력도 등을 종합하여 성과평가를 실시하며, 위 평가결과가 일정 기준(65점)에 미달할 경우 복귀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하였다. 원고의 파견기간 동안 업무에 대하여 B 근무자가 관리자로 지정되고 별도의 선임과 보조선임이 배정되었으며, 원고나 선임들이 작성한 업무계획에 따라 업무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2)수행업무의 내용 및 피고 사업과의 관련성 - 원고는 파견기간 동안 수력발전 분야 전문가로서 아래와 같이 B에 기술적인 원조를 하여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피고의 사업 분야 발굴 및 장래 사업수주 가능성을 분석하고 보고하는 업무를 하였다.
3.교육비 또는 체재비 반환 여부
(1)근로기준법이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2)기업체에서 비용을 부담 지출하여 직원에 대하여 위탁교육훈련을 시키면서 일정 임금을 지급하고 이를 이수한 직원이 교육수료일자부터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때에는 기업체가 지급한 임금이나 해당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되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이를 면제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육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근로자로 하여금 상환하도록 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 아니므로 유효하지만,
(3)임금반환을 약정한 부분은 기업체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한 임금을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4)직원의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이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기업체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 이러한 해외근무기간 동안 임금 이외에 지급 또는 지출한 금품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여 재직기간 의무근무 위반을 이유로 이를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 또한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5)원고에 대한 해외파견의 본질 - 본 ① 해외기관 인재교류의 목적과 취지, ② 대상자 선정절차, 파견의 기간과 방식, ③ 피고의 지휘ㆍ감독, ④ 수행업무의 내용 및 피고 사업과의 관련성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해외기관 인재교류 대상자로서 B에서 재직ㆍ근무한 것은 연수나 교육훈련이라기보다 실질상 파견근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원고가 파견근무를 수행하는 동안 관련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인적 교류가 확대되는 등 개인적 역량이 강화되는 이익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과정에서 생기는 부차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6)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해외파견은 피고의 업무상 명령에 따른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교육비는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 지출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7)그런데도 피고가 원고에 대한 해외파견이 위탁교육훈련에 해당한다고 보아 그에 따른 의무 재직기간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퇴직금과 상계하는 방식을 통해 원고로부터 이 사건 교육비(체재비, 항공료, 학자금 등 포함) 상당을 회수하거나 이를 보유하는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부당이득으로서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중소기업 원고회사는 초경합금 제품제조회사인데, 전 대표이사와 생산관리직, 공정관리과장 등이 퇴사 후 경쟁회사를 설립하고 동일제품을 생산 판매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퇴사하면서 회사의 원료관리표준, 소결공정자료, 금형설계자료 등 기술자료를 가지고 나간 사실이 적발되었습니다.
2. 기술자료의 보완관리에 다소 미흡한 점에도 불구하고 비밀관리성 인정
중소기업인 원고가 관리하는 기술자료에 대외비라는 비밀표시가 없었고, 원고가 영업비밀 보호를 위한 충분한 보안시스템을 구비하지 못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을 소수로 제한하고, 그 정보에 패스워드를 설정하였으며, 그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사직원으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 관리되어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엄격한 비밀관리가 아닌 경우라도 영업비밀의 요건인 비밀관리성을 인정하였습니다.
구법 조항의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로 유지된"이란 법문 표현과 현행법에서 "합리적 노력"으로 다소 완화한 경위 등을 고려하면, 엄격한 비밀관리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정보 보유자의 수준과 상황을 감안하여 볼 때 합리적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비밀관리성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합니다. 위 판결도 동일한 취지입니다.
3.영업비밀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한 사례입니다. 원고가 영업비밀을 침해당하기 전까지 매출액이 매년 증가한 이상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하기 직전 연도 매출액인 원고의 2011년도 연간 매출액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각 해당년도 연간 매출액을 뺀 금액에 원고의 각 해당년도의 한계이익률을 곱한 금액을 각 해당년도의 손해배상액의 한도로 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피고 회사의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각 해당년도 연간 매출액에 원고의 각 해당년도의 한계이익률을 곱한 금액을 각 해당년도의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였습니다.
이때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1항에서 ‘이익액’은 매출이익(매출액에서 직접적인 매출원가를 공제한 금액), 한계이익(매출액에서 직접적인 매출원가와 변동비를 공제한 금액), 영업이익(매출액에서 직접적인 매출원가와 간접비를 공제한 금액) 중에서 제조원가와 함께 그 제품의 판매를 위하여 추가로 지출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변동비를 공제한 금액, 즉 한계이익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경기저하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력감축 뉴스를 자주 봅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퇴직하는 경우에도 경쟁회사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전직금지 서약서를 반드시 지켜야 할까요? 비자발적 퇴직자에게 전직금지약정을 강제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퇴사를 강요하는 한편으로 동종업계 경쟁업체에 취직하지 말라고 요구한다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전직의 자유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전직금지약정은 형평과 정의에 반하여 무효인 계약입니다.
참고로 아래 판결을 소개합니다. 구조조정 사례는 아니지만 대구지방법원 2012. 4. 30.자 2012카합103 결정문에는 전직금지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근거를 자세하게 설시하고 있습니다. 그 취지는 인력구조조정 사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할 것입니다.
갑이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을, 병과 전직금지약정이 포함된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을이 퇴직 후 갑에 의하여 설립되어 위 영어학원 영업 일체를 양수한 정 주식회사 분원 맞은편 빌딩에서 영어학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병도 퇴직 후 을이 개원한 학원에 근무하며 강의를 하자, 정 회사가 을, 병을 상대로 전직금지약정 위반이라고 주장한 사안에서, 법원은 위 약정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을, 병에게 의무만 부과하는 것이었던 점, 피고용자 지위에 있던 을, 병이 약정 체결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회사의 영업비밀 등에 관한 구체적 소명이 부족한 점, 을과 병의 퇴직 경위에 특별히 배신성이 엿보이지 않는 점등에 비추어 위 약정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위 결정문 중 요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전직금지약정이 근로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불공평한 계약이 되지 않기 위하여는 전직이 금지되는 기간 동안 또는 그 이전에라도 근로자가 부담하는 의무에 대응하는 어느 정도의 보상이 제공될 필요가 있음에도 신청인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가 없이 피신청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만을 부담시키는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한 점, 피고용자의 지위에서 위 전직금지약정의 체결을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신청인만이 가지는 것으로 피신청인들에게 전달 내지 개시되었다고 볼 만한 영업비밀이나 독특한 지식 또는 정보에 관한 구체적인 소명이 부족한 점, 피신청인은 관계가 해소되면서 퇴사한 것으로 보이고 후임자에게 업무인수까지 하고 퇴사하는 등 그 퇴직 경위에 있어서 특별한 배신성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