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판결 사안에서 기술이전회사 원고의 구 부경법 제2조 제1 ()목의 부정경쟁행위 관련 주장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목의 판단기준에 대한 법리를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개정 전의 부정경쟁방지법은 제2조 제1 ()목 내지 ()목이 정한 행위 유형만을 부정경쟁행위로 한정적으로 열거하는 이른바 한정열거주의 방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의 변화 등에 따라 나타나는 새롭고 다양한 유형의 부정경쟁행위를 적절히 규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부정경쟁행위,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추가하여(대법원 2010. 8. 25. 20081541 결정 등 참조),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하는 데 기초가 되는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대한 보호의 공백을 없앰으로써,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과 거래질서의 확립이라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이 신설된 것이다.

 

이와 같은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함에 있어서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과 등 (이하 보호주장 성과 등이라고 한다)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살펴본 다음,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법 등 제반 지식재산권 관련 법률과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규정을 비롯하여 시장의 경쟁과 거래질서를 규율하는 전체 법체계 내에서 보호주장 성과 등을 이용함으로써 침해되었다는 경제적 이익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아니면 위와 같은 전체 법체계의 해석 결과 보호주장 성과 등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해 있는 것이어서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더라도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지를 독자적으로 규명해 보고,

 

또한 그러한 침해가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관행과 질서 체계에 의할 때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이라고 평가되는 경쟁자의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보호주장 성과 등이, 시장의 경쟁과 거래질서를 규율하는 전체 법체계에 의할 때 공공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취급되어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법적 보호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성질의 것인지, 아니면 위와 같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 신설 전의 지식재산권 관련 법률들의 체계 등에서 각각의 특유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그러한 법률들에 규정된 권리 등에 의해서는 보호받을 수 없었지만 이는 단지 법적 보호의 공백으로서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규정 등을 해석적용해 보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으로서 법적 보호가 주어져야 하는 성질의 것인지를 규명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이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을 건설하면서 이 사건 각 기술정보를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구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가 없고, 이와 같이 구 부정경쟁방지법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행위가 신의칙상 영업비밀 유지의무 위반이라는 등의 이유로 위법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위법한 행위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나(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315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가 ITB 도면을 EPC 업체들에게 제공한 행위와 관련해 보면, 그것이 공개행위로서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함은 앞서 보았는데, 이러한 공개행위를 두고 피고가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 피고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KASAN_[부정경쟁분쟁]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 (차)목의 보충성 판단 – 서울고등법원 2016. 4. 7. 선고 2015나2015922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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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8. 19. 15:00
:

 

 

종합예술작품과 같은 복잡한 s/w에 해당하는 게임 s/w에 대한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을 주장하는 소송은 매우 복잡합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지재권 전담부 판결 중 게임 s/w 분쟁에 관한 상당히 중요한 판결이 공개되었습니다. 상세하게 잘 작성한 판결문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유익한 참고자료로 생각합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꼼꼼하게 여러 차례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1. 사실관계

 

외국회사 원고 A사는 2010년에 매치-3-게임(동일한 그림이 3개 이상 직선으로 연결되면 사라지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을 출시하였고, 2013년에 페이스북 플랫폼 게임 출시, 2014 6월에는 카카오톡 플랫폼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원고회사는 게임 s/w 저작물을 미국저작권청에 등록하였는데, 2013. 8. 19. 페이스북 버전,  2014. 4. 2. 안드로이드 버전과 iOS 버전을 각 등록하였습니다.

 

국내회사 피고 B사는 2014 2월 카카오톡 플랫폼 매치-3-게임을 출시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회사에서 국내회사의 게임이 자사 게임을 모방한 것으로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비스 중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2. 게임 s/w 저작권 관련 법리 및 저작권 침해 불인정

 

판결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상적인 게임의 장르, 기본적인 게임의 배경, 게임의 전개방식, 규칙, 게임의 단계변화 등은 게임의 개념, 방식, 해법, 창작도구로서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고, 나아가 어떠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데 실질적으로 한 가지 방법만 있거나, 하나 이상의 방법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기술적인 또는 개념적인 제약 때문에 표현방법에 한계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표현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제한된 표현을 그대로 모방 한 경우에만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할 것이어서 위와 같은 아이디어를 게임화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하거나 공통적 또는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표현 등은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

 

나아가 게임의 전개방식, 규칙 등이 게임 저작물의 내재적 표현으로 인정되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게임의 전개방식, 규칙 그 자체 또는 그러한 것들의 선택과 배열 그 자체가 무한히 많은 표현형태 중에서 저작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표현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할 것이고, 조작 및 표현의 한계, 승패를 가려야 하고 사용자의 흥미와 몰입도, 게임용량, 호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과 같이 게임 자체가 갖는 제약에 의해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특정한 게임방식이나 규칙이 게임에 내재되어 있다고 하여 아이디어의 차원을 넘어 작성자의 개성 있는 표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러한 게임방식이나 규칙은 특정인에게 독점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여 다양한 표현으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원고 게임과 이 사건 피고 게임 중 중복되는 게임 규칙 부분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제외하고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표현 부분 역시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피고 게임은 이 사건 원고 게임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 판단

 

원고 주장 요지: "원고 게임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 인적ㆍ물적 자원 등을 투입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인데, 피고는 이 사건 원고 게임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에 이 사건 원고 게임의 새로운 규칙과 표현형식 등을 모방하거나 혹은 극히 일부만 변형한 이 사건 피고 게임을 출시하여 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함과 동시에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판결: "게임에서 다른 새로운 규칙을 추가하고 변형하여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의 창조성 및 그에 대한 노력이 필수적인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원고 게임 개발 과정에 많은 인력과 비용,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기술 및 노하우 등 유무형의 자산을 함께 투여하였음은 경험칙상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원고 게임은 원고의 상당한 투자 및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

 

원고 게임에 기존의 매치-3-게임에 더하여 ‘기본 보너스 규칙’ 및 ‘추가 보너스 규칙’ 등을 포함한 많은 규칙을 최초로 도입하였는데, 이 사건 피고 게임에도 위 규칙들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점, 원고 게임은 2013. 4.경 개발되어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하여 출시되었는데, 이 사건 피고 게임은 그로부터 불과 10개월 정도 이후로서 이 사건 원고 게임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이전인 2014. 2. 11.경 출시된 점, 피고 게임은 원고 게임에 의거하여 개발된 점, 비록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으나 그 표현의 방식, 사용되는 효과, 그래픽 등도 상당히 유사하고 이용자들이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게임을 출시, 제공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 ()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4. 판결 주문

 

피고 게임 서비스 중지 + 손해배상으로 11 6천만원 + 서비스 중단일까지 매월 83백만원을 지급 명령 + 각 가집행할 수 있다는 판결

 

KASAN_[부정경쟁분쟁] 카톡 플랫폼 게임에 대한 저작권침해금지, 부정경쟁행위중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30. 선고 2014가합567553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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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8. 19. 13:00
:

 

 

원심은 후발주자의 게임물이 선발 게임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목에서 금지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원심판결을 뒤집고 후발주자 게임물은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게임물의 저작권 침해여부와 자유사용범위에 관한 상세한 판시사항을 담고 있는 장문의 판결입니다. 첨부한 판결문을 찬찬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위 항소심 판결 중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목의 적용범위에 관한 판시부분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쟁점인데, 항소심 판결은 다소 모호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특히 ()목의 적용 판단기준으로 예속적 모방 vs 직접적 모방이라는 생소한 대비개념을 제시한 부분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향후 대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의 판결요지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다른 기준을 제시할지 등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      항소심 판결 요지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는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저작권법 등과의 관계에서 보충적인 지위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으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목은 위 지식재산권법에 모순∙저촉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지적 창작물을 보호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에 의한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는 타인의 성과 이용은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영역이므로, 그 이용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합리성(사회적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아니 된다.

 

그리고 이러한 합리성의 근거는 많은 경우 그 이용행위의 위법성, 즉 타인의 성과를 이용하는 행위가 경쟁사회의 공통규범인 경업자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확보라는 원칙에 비추어 상당하지 않은 것에 있다.

 

그러므로 지식재산권법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타인의 성과인 정보(아이디어) 등은 설령 그것이 재산적 가치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자유로운 모방과 이용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지만, 그와 같은 타인의 성과 모방이나 이용행위에 공정한 거래질서 및 자유로운 경쟁질서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 지적 성과물의 이용행위를 보호해 주지 않으면 그 지적 성과물을 창출하거나 고객흡인력 있는 정보를 획득한 타인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하게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그 와 같은 모방이나 이용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성과 모방이나 이용행위의 경과, 이용자의 목적 또는 의도, 이용의 방법이나 정도, 이용까지의 시간적 간격, 타인의 성과물의 취득 경위, 이용행위의 결과(선행자의 사업이 괴멸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 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 관행상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로서,

 

절취 등 부정한 수단에 의하여 타인의 성과나 아이디어를 취득하거나 선행자와의 계약상 의무나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양태의 모방, 건전한 경쟁을 목적으로 하는 성과물의 이용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경쟁자의 영업을 방해하거나 경쟁지역에서 염가로 판매하거나 오로지 손해를 줄 목적으로 성과물을 이용하는 경우, 타인의 성과를 토대로 하여 모방자 자신의 창작적 요소를 가미하는 이른바 예속적 모방이 아닌 타인의 성과를 대부분 그대로 가져오면서 모방자의 창작적 요소가 거의 가미되지 않은 직접적 모방에 해당하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타인의 성과 모방이나 이용행위에 공정한 거래질서 및 자유로운 경쟁질서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아 민법상 불법행위 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목에서 규정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KASAN_[부정경쟁분쟁] 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 적용범위 – 킹닷컴 vs 아보카도 항소심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 12. 선고 2015나2063761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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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8. 19. 11:00
:

 

 

1. 업무상 배임죄 기본 법리

 

배임죄는 타인을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는 경우 성립하는 죄(형법 제355조 제2)입니다.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758판결). 그 범위가 매우 넓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피고인이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 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7878 판결).

 

2. 핵심 쟁점 배임의 고의

 

영업비밀 침해분쟁에서 당사자는 대부분 배임의 고의를 부인합니다. 특히, 보안관리가 미흡하여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퇴직자는 더욱 더 배임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 판시한 것처럼, 법원이 간접사실에 근거하여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건에 관련된 구체적 사실을 어떻게 주장하고 입증하여 판사를 설득하는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것입니다.

 

3. 배임의 고의 불인정 사례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89066 판결: "회사에 근무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복사 및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회사에서는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이 비밀로 관리되지 않은 채 피고인들과 같은 연구원들의 경우 별다른 제한 없이 이를 열람, 복사할 수 있었고 복사된 저장매체도 언제든지 반출할 수 있었던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하여 취득한 것은 업무인수인계를 위한 것이거나 자료정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피고인들이 회사를 퇴직한 후 개발한 프로그램은 회사의 프로그램과 유사하거나 이를 변형 또는 참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에 대한 감정촉탁회신결과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실제로도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FCS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이용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프로그램파일을 복사하여 취득할 당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5706 판결: "피고인 2는 기숙사에 남은 짐을 빼기 위해 회사로 찾아온 피고인 1로부터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개인파일과 가족사진 등을 새로 산 개인용 노트북에 옮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컴퓨터의 자료파일을 노트북에 옮긴 후 그날 되돌려 준 사실, 이 사건 자료파일은 위 자료들 속에 별도로 구분되지 않은 채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 회사는 중요자료를 별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았던 사실, 이 사건 자료 파일이 회사의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확인되어 무혐의 처분을 한 사실, 압수·수색결과 회사 내에서 이 사건 자료파일이 사용되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 기록에 나타나는 제반 사정을 위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게 공모하여 회사의 중요자료를 유출하고 회사에게 손해를 입게 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실무적 포인트

 

영업비밀을 유출한 경우는 업무상 배임죄까지 쉽게 인정되므로 문제될 소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완관리가 부실하여 영업비밀로 인정할 수 없고 단지 업무상 배임 책임만 문제되는 경우 대부분 퇴직자는 기술유출 또는 회사 자료유출에 관한 배임의 고의를 부인합니다.

 

퇴직자가 배임의 고의를 강하게 부인하면, 관련된 정황증거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실제 사건에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소개한 대법원 판결까지 있지만 모든 사안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 사안에 따라 또 다른 판단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방어하는 퇴직자도 책임을 묻는 회사도 정확한 법리와 폭넓은 시각에 기반한 신중한 대응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편,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는 고의를 요건으로 하지만,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은 고의 또는 과실을 요건으로 합니다. 법률요건의 차이로 인해 동일한 사안에서도 형사사건과 민사소송에서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안에 대한 정확한 검토와 객관적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와 같은 정확한 판단에 기초하여 가장 효과적인 소송전략을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KASAN_[업무상배임죄쟁점] 영업비밀 침해분쟁에서 회사자료를 무단 유출한 직원의 업무상 배임죄 책임 여부 – 배임의 고의 판단.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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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8. 18. 17:00
:

 

 

1. 회사의 자료유출과 배임죄 

 

"(1)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2)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며, (3)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9089 판결)"

 

, 문제된 정보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또한 재직 당시 소지 또는 외부 반출까지는 업무상 필요한 행위로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그 이후 퇴사 시에 그 정보자료를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면 그 때부터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입니다.

 

다만, 업무상 배임죄는 고의를 요건으로 하므로, 회사에서 퇴직자에게 보유하고 있는 회사자료의 반환이나 폐기를 요구하는 퇴직처리 절차가 있거나 또는 사후적으로 그와 같은 유사한 절차를 거친 경우 등 자료반환 및 폐기의무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퇴사자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종래 블로그 글에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퇴사자의 업무상 배임죄 책임을 부인한 대법원 판결을 자세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2. 업무상배임의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책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불법행위와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여러 정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의 액수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는 자유심증주의 아래에서 손해의 발생사실은 입증되었으나 사안의 성질상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곤란한 경우 증명도, 심증도를 경감함으로써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과 기능을 실현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지 법관에게 손해액의 산정에 관한 자유재량을 부여한 것은 아니므로, 법원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구체적 손해액을 판단함에 있어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간접사실들의 탐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그와 같이 탐색해 낸 간접사실들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40505 판결).

 

업무상 배임행위에 따른 구체적인 손해액의 산정이 어려운 이 사건에서 여러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피고 회사의 메탈제품 판매이익의 1/2에 가까운 10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액 산정방법

 

결국 실무적 관점에서 보면,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나 업무상 배임행위라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나 모두 재산적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라는 이유로 법원에서 모든 증거 및 장황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손해액수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에서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현재까지 영업비밀 침해의 경우와 업무상 배임의 불법행위의 경우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 사례는 없는 것 같습니다.

 

KASAN_[업무상배임쟁점] 비밀관리성 불충족으로 영업비밀요건 부족 사안에서 업무상배임으로 인한 불법행위 및 손해배상책임 인정 대구고등법원 2015. 8. 20. 선고 2015나473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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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8.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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