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보호를 구하는 정보는 보유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업비밀의 고유성 또는 독창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타인이 개발한 기술을 그 시제품을 분석하는 리버스엔지리어링의 방법으로 그 정보를 입수한 경우에도 비밀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16605 판결에서 “정보 보유자가 그 비밀정보를 보유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① 그 기술정보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외국 회사의 잉크제품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기술정보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사정이나 ② 제3자 역시 그와 같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를 통한 정보의 습득이 허용되고 실제로 역설계에 의하여 기술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개발된 기술정보가 영업비밀이 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첫째, 시판중인 제품을 입수해 분석하여 해당 정보를 탐지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에도 비공지성이 전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X의 제품에 관한 정보를 Y가 역설계를 통해 입수하였으나 Y가 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유지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경우에 그 정보를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는 X는 새로운 정보보유자 Y에 대해서 그 영업비밀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Y가 역설계라는 허용되는 정당한 방법으로 그 정보를 취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X는 물론 Y도 그 정보의 비밀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설령 제3자가 역설계를 통해 그 정보를 입수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 9616605 판결 사안은 제3자가 역설계로 그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Y의 정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Y가 역설계를 통해 그 정보를 입수하였다는 사실 및 제3자 역시 역설계로 그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허법에서는 위와 같은 경우 해당 정보는 절대적 비밀성을 상실하여 신규성이 없습니다. 참고로 미국 특허법은 제품을 판매한지 1년 이내에 특허출원을 하지 않으면 평균적 기술자가 그 정보를 알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 항상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구체적 기술정보가 공개될 수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절대적 특허무효 사유로 규정한 것입니다. 영업비밀의 비밀성 요건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특허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영업비밀의 비밀성은 상대적 비밀의 개념입니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8278 판결에서 “여기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함은 그 정보가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자 등 이를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뜻한다”고 판시한 것도 상대적 비밀성을 의미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정보를 알게 된 사람이 그 정보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서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 정보의 비밀성은 여전히 상실되지 않습니다. 그 정보를 이용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이 우연히 그 정보를 입수하는 경우에도, 그 정보를 공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실제로 공연하게 알려졌다는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밀성이 인정됩니다. 이처럼 특허법의 신규성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독창성이나 창작성이 없는 정보도 영업비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지된 정보의 조합인 경우에도 그 조합 자체가 알려져 있지 않다면 비밀성이 인정됩니다. 일본 판결에는 개개의 전화번호는 알려진 정보이지만 그 명단이 200만명에 대한 통신판매의 결과를 토대로 추출된 우수고객 2만명의 명단과 전화번호인 경우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기술정보가 특허법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특허요건이 부인되는 경우에도 영업비밀로 인정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그 기술 분야에서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없이도 단기간에 그 제품을 분석하여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일시적인 비공지성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독립된 경제적 가치성’이 부정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KASAN_영업비밀의 성립요건 중 비밀성 요건 – 상대적 비밀성의 실무적 함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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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2. 7. 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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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의 개요

강남 성형외과 상담실장 다른 성형외과로 이직, 전 성형외과의 고객리스트, 연락정보 무단유출, 광고성 문자 발송함

 

법원 판결 영업비밀침해죄, 의료법위반죄 인정, 벌금 3백만원 선고

 

의료법위반 부분

 

 

첨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20. 선고 2018고정1017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20. 선고 2018고정1017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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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N_[고객정보유출] 성형외과 상담실장의 고객정보 유출 및 광고문자 발송 행위 – 영업비밀침해죄, 의료법위반죄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20. 선고 2018고정1017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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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11. 12. 14:00
:

 

 

영업비밀자료 무단 반출 업무상 배임죄 기수

적법한 자료 반출 후 퇴사 시 반환 또는 폐기하지 않은 행위 업무상 배임죄 성립

 

 

퇴사 시 회사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경우 배임행위 인정

 

 

일본회사 파견 근무 중 획득한 자료 회사자료, 배임죄 객체 해당함

 

 

 

선고형 처벌 수위 징역 1, 집행유예 3년 선고

 

양형의 이유

 

 

첨부: 울산지방법원 2018. 4. 3. 선고 2017고단68 판결

울산지방법원 2018. 4. 3. 선고 2017고단68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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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N_[기술유출분쟁] 회사자료의 무단 외부유출, 퇴사 시 반환 또는 폐기하지 않은 행위 – 업무상 배임죄, 해당 자료 사용 없는 경우 형사처벌 수위 – 양형 기준 울산지방법원 2018. 4. 3. 선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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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11.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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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기준 법리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가 되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입수할 수 없고, 보유자가 자료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단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 이를 통해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한다. 한편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여 그 반출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퇴사 시에 그 영업비밀 등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이러한 행위 역시 퇴사 시에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가 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도3915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 위배의 인식과 그로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다. 피고인이 배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 배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 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도152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사안의 판단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1) O의 임원인 피고인이 재직 중 위와 같이 O의 승인 없이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개인용 외장하드에 저장하여 보관하다가 회사 밖으로 무단 반출하고 퇴사 후까지도 반환, 폐기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관한 것은 보안서약서 등에 위배된 행위로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의 내용에 따라서는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2) 이 사건 영업파일들의 반출 및 퇴사 당시 피고인에게는 그 임무에 위배하여 향후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ㅅ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영업파일들 중 일부가 O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피고인이 O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위 일부 영업파일들을 회사 밖으로 무단 반출하고 퇴사 후까지 이를 계속 보관한 행위는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하며, 피고인이 O의 임원으로서 그 권한에 의하여 이 사건 영업파일들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달지 볼 수 없다. 

 

 

첨부: 수원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64199 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노4199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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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SAN_[기술유출분쟁] 회사자료를 무단 외부유출한 임원 – 업무상 배임죄 여부 및 판단 기준 수원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노4199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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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11. 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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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라 반도체 제조장비와 같이 보안이 엄격한 공장의 생산라인에 설치되는 장비에 사용되는 기술이라면, 그 실체를 확보하여 구체적 기술내용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특허침해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특허권자에게 특허침해 입증 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단지 침해혐의만으로 상대방에게 관련 사실이나 기술자료를 제출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뿐입니다. 따라서, 강제적 증거수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증거보전신청은 현재까지 그 실효성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형사법상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적어도 그 특허침해의 범죄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되어야 가능할 것이므로, 그 전제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상 비밀리에 특허침해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법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그 장비의 제조업체만이 특허침해 혐의자인 것이 아니라 그 사용자인 구매자도 특허침해 혐의자에 해당합니다. 그렇지만, 특허권자는 고객사인 대기업을 특허침해 혐의자로 거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매회사의 생산라인에 직접 들어가 증거수집을 시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허권자는 이와 같이 특허침해 혐의는 있지만 직접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 무리한 입증을 시도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증거수집이 어렵다고 하여도 민사소송법상 적법한 절차를 통해 증거수집을 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사건과 같이 무리한 수단을 사용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됩니다.

 

삼성전자에 LCD 분야의 검사장비를 납품하는 A사와 B사는 경쟁회사 관계입니다. 양사는 모두 삼성전자와 NDA를 체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 검사장비에 관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NDA에는 비밀정보에 관하여 계약기간 동안은 물론 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일정기간, 중도해지의 경우에도 일정기간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통상 비밀유지약정은, 그 계약의 효력존속기간은 물론 그 종료 이후에도 비밀유지 의무는 지속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유로 당사자 사이에 문제가 생겨 그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도 이미 제공한 비밀정보에 관한 비밀유지 의무는 지속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언뜻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통상 비밀유지 의무의 특성상 이와 같은 장기간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A사가 삼성전자에 특정 검사장비를 납품하자 경쟁회사 B사는 그 검사장비가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민형사상 특허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때 B사는 특허발명과 A사 제품의 사진을 첨부하여 그 특징을 비교하면서 특허침해 주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B사 특허가 무효로 확정됨으로써 A사 승리로 종결되었지만, 후속 분쟁으로 A사 영업비밀 침해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 핵심 문제로 B사가 시중에 판매한 적이 없는 A사의 제품을 어떻게 입수하였는지, 그 기술정보를 어떻게 입수하였는지 문제되었습니다. A사는 B사가 자신의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하여 경쟁제품을 제조하여 삼성전자에 납품하였다고 영업비밀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사가 삼성전자와 체결한 NDA 내용, A사 제품이 보안이 엄격한 삼성전자 생산라인에 설치된 적은 있으나 일반 공중에 공개된 적이 없는 신제품이라는 점, B사가 그 제품의 입수 경로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B사는 A사 제품의 샘플을 부정 취득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A사 신제품 기술은 공지된 적이 없으며 비밀로 관리되어 온 점 등을 볼 때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B사는 A사의 그 영업비밀을 침해하였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B사 입장에서는 경쟁회사 A사의 신제품이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A사 신제품 기술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그 제품을 입수해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시중에서 정상적 유통경로로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을 위법한 방법으로 입수한 경우에는 상대방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높습니다. 타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경우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본 분쟁사안에서는 B사는 자신의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으므로, 특허권 행사는 성과 없이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영업비밀 침해책임만 지게 된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특허소송뿐만 아니라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실무까지 폭넓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KASAN_[영업비밀분쟁] LCD 제조공정라인 검사장비 관련 특허침해소송 중 증거자료에 의해 상대방 경쟁사의 영업비밀 침해가 문제된 사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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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21. 10.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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